2023-06-10-토요일
2023-06-10-토요일입니다
컵을 씻다가 실수로 깨고 말았다.
그 부드럽던 컵이 깨진 컵이 되니 칼날처럼 날카롭다.
때로는 절제와 균형을 잃고 선에서 벗어나 있는 우리내 모습과 같다.
나 중심이 되고자 창조의 이치를 벗어난 탈선과 같다.
부서져 버린 부드러움은 성난 칼날이 되어 사방을 노려보고 있다
덤벼라! 건들기만 해봐라!
맹목의 칼날을 휘두르는 어리석음!
때로 그것이 정의인 줄 알았고
때로 그것이 당연이라 생각했다.
내 손에 깨진 칼날은 결국 내 손만 베고 있다.
쓰려 오니 상처가 보인다.
이제라도 보니 다행이다 깊은 한 숨을 쉰다.
내 속 깊숙이 서 나오는 작은 숨소리가 이제야 들린다.
살아 있다.
하나님은 우리를 만드시는 토기장이다.
너와 나는 하나님 손에 빚어진 그릇일 뿐이다.
만드신 이의 뜻을 버리고 귀한 그릇이 죄를 담고 또 담다 깨졌다.
깨진 그릇을 손에 들고 주님 말씀하신다.
‘너는 내가 택한 그릇이다.’ ‘너는 내가 만들었어’
깨진 나를 움켜 잡은 주님의 손에 피가 흐른다.
그래도 놓지 않고 깨진 나에게 이것저것 담으시며 웃으신다.
깨어진 모서리 아직도 칼날인데
무언가에 쓰기보다 버리는 것이 나을 듯싶은데
깨지고 부서진 내 안에 보배를 담으신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내 안에 하나님의 영광을 담으신다.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깨지고 부서지고 갈라진 우리를 부르셔서
그래도 괜찮다하시며 우리를 사용하시는 것이 은혜다.
사랑의 교회에 우리의 가정에 우리의 심령에
네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고 내가 너를 택했으니
내가 너를 책임진다 말씀하신다.
그래서 깨진 우리가 기뻐할 수 있는 것이다. 주님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웃는다.
고의용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