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4-목요일
샬롬! 2022-08-04-목요일입니다
온라인 시대인 지금이야 혼자서도 놀 것이 많고 볼 거리 먹을 거리들도 지천에 가득하지만
제가 학창시절이었던 70, 80년대만 하더라도 교회의 수련회나 여름성경학교
그리고 문학의 밤은 온 동네의 학생들에게는 잔치와 같았습니다.
그럴 것이 그때만 하더라도 기독교 문화가 대중의 문화보다 앞서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지금에 와 생각해 봐도 학창 시절 놀 거리는 그다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중에 수련회가 으뜸이었습니다.
3박4일의 시간 동안 형 누나 친구들과 함께 지낸다는 것만 해도
가슴 벅차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목사님이신 부친의 사역을 따라 나이 연령을 불문하고 다 따라다녔던 저는
어릴 적 그 추억들을 생각만 해도 그냥 기분이 좋아 웃음이 나옵니다.
수련회에 가면 괜시리 형들은 군기를 잡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군기는 은혜로 바뀌어집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함께 웃고 울며 부둥켜 안고 기도합니다.
밥을 먹을 때마다 식판을 들고 조별로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종기종기 모여서 육의 밥을 먹기 위해 영의 밥인 성경구절을 외우기 시작합니다.
순서가 되면 한 줄로 서서 한 목소리로 암송을 외칩니다.
그 중에 암기력이 엉망인 친구는 다른 친구들의 입모양을 바라보면서
입술과 얼굴을 찡그리며 흉내를 기가 막히게 냅니다.
우여곡절 끝에 식사를 다 마치고 저녁에는 팀별 장기자랑을 합니다.
어디서 그런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대단합니다.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저런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와! 라는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서로 웃고 행복한 장기자랑을 마치고 나면 이제 저녁 취침 시간이 다가옵니다.
3박4일의 금쪽 같은 시간을 잠으로 보낼 수 없다는 신념으로
어떻게든 뜬 눈으로 밤을 지샙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들려 오는 피곤에 지쳐 자는 선생님들의 코고는 소리는
오뉴월 장대비와 함께 천지를 뒤흔드는 천둥소리 같습니다.
그래도 그 소리조차도 즐거운 추억입니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시간이 되면 피카소가 등장합니다.
그들이 피카소인 이유는 얼굴이라는 도화지에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그림을 가득 그려놓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엉망이 된 자신의 얼굴을 보는 이들은 낄낄하며 마냥 웃습니다.
어찌보면 천진난만한 바보의 웃음과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 안에서 우리는 그런 바보와 같은 천진함을 회복하는 겁니다.
주님은 "이런 어린아이가 천국에 들어간다고 하셨습니다"
그 어림의 동심을 잊은 지 오래지요.
세상에 찌들려 살다보니 그런겁니다. 이해타산에 물들다 보니 그런 겁니다.
그렇게 안 살면 안되는 것 같아서 그렇게 안 살면 죽을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바다에 빠진 베드로에게 손을 내미듯이 우리를 붙들어 주십니다.
그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주님을 보면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번 사랑의 교회 수련회는 그런 수련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는 수련회!
닫혔던 마음이 열리는 수련회! 사랑의 교회 한 식구라는 공동체성을 갖는 수련회!
울타리 밖에 서 있는 이들이 함께 울타리 안에서 행복해하는 수련회!
죽을 것 같은 삶의 짐으로부터 자유해지는 수련회!
하나님은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이십니다.
이미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셨습니다. 우리는 산에 오르기만 하면 됩니다.
함께 갑시다. 수련회!
고의용목사 드림